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코로나19 mRNA 백신을 항암면역 치료 시작 후 100일 이내에 접종한 암 환자는 백신을 맞지 않은 환자보다 치료 3년 후 생존 확률이 두 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스티븐 린 교수팀은 2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2025 EMSO Congress)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9년 8월~2023년 8월 치료받은 1천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자인 애덤 그리핀 박사는 “이 연구는 시판 중인 코로나19 mRNA 백신이 환자 면역계를 훈련해 암세포를 제거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면역 관문 억제제와 함께 사용하면 백신이 강력한 항종양 면역반응을 일으켜 생존율을 크게 높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코로나19 mRNA 백신을 면역항암요법 표준 치료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다기관 무작위 3상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라며 “결과가 검증되면 면역항암요법 혜택을 받는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핀 박사는 대학원에서 뇌종양에 대한 개인 맞춤형 mRNA 백신 개발 연구 중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자주 걷는 게 건강에 좋을까, 아니면 많이 걷는 게 좋을까. 얼마나 자주 걷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걷느냐, 즉 총 걸음 수가 노년기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의 리쿠타 하마야 박사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과 암 병력이 없는 노년기 여성 1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평균 11년에 걸쳐 추적 조사했다. 추적 관찰이 이루어진 2024년까지 전체 참가자 중 1765명(약 13%)이 사망하고, 781명(약 5%)이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다. 하루 4000보 이상 걷는 날이 주 3일 이상인 여성은, 하루도 그렇게 걷지 않는 여성에 비해 사망 위험이 40% 낮았다. 주 1~2일만 4000보 이상 걷는 경우에도 사망 위험은 26%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역시 하루 4000보 이상 걷는 날이 주 1~2일이든 3일 이상이든,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7% 낮았다. 또 하루 평균 걸음 수가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더욱 감소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하루 평균 5000보 이상 걸을 경우 사망 위험은 약 30% 줄었고, 6000~7000보 이상에서는 사망 위험이 최대 40%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자신의 우울증 치료 이야기를 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청춘들에게 위안을 준 백세희(35) 작가가 16일 뇌사 상태에서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백 작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에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백 작가가 뇌사에 이르게 된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2018년 텀블벅 크라운드 펀딩을 통해 출간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국내에서만 50만 부 넘게 팔렸고, 영문판 출간 6개월 만에 영국에서 1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이 책은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겪은 백 작가가 담당 의사와 상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다. 일상의 고통과 불안을 솔직하게 기록해 젊은이들의 큰 공감을 받았다. 방탄소년단 RM이 추천 도서로 언급했다. 백 작가는 이후로도 ‘나만큼 널 사랑한 인간은 없을 것 같아’,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등 다수의 책을 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위로했고 토크콘서트, 강연회 등을 해왔다. ◇기분부전장애는? 기분부전장애(氣分不全障碍, Persistent Depressi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급식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산업재해 문제, 정부와 지자체의 미흡한 조치가 국정감사에서 다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15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정혜경 진보당(비례대표) 의원은 직접 학교 급식소에서 사용하는 20kg이 넘는 밥솥을 들고 나와 “급식 노동자들은 이보다 훨씬 큰 솥을 혼자 다루며 조리한다. 산재 재해율이 전국 평균의 5배에 달하는 고위험 사업장에서 정부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학교 급식소의 산재 재해율은 전국 평균 0.66%의 약 다섯 배인 3.7%에 이른다”며 “폐암 산재 승인 노동자는 178명, 올해 9월까지 1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도 여전히 건강관리카드 대상 물질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노동부가 자발적으로 근로감독을 한 적이 단 한 곳도 없다. 고용노동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지연 ▲노동 강도 완화 대책 부재 ▲발암물질 관리 소홀 등을 문제로 꼽았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경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장은 19년째 조리실무사로 일한 경험을 증언했다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비동의 강간죄’라는 게 있다. 위협이나 폭행에 의한 성폭행만이 강간이 아니라 상대가 명백하게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행위도 강간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법을 시행하는 나라들은 서구를 중심으로 많다. 국내에서는 수년 전부터 찬반논란만 가열되고 있고 법제화되지는 못했다. 프랑스 상원이 29일 본회의에서 찬성 327표 대 반대 0표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 4월 하원에서도 압도적 다수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간 프랑스 형법은 ‘폭력과 강요, 위협, 기습 등으로 타인에게 행한 모든 종류의 성적 삽입 행위’만을 강간으로 정의하고 동의 여부는 고려하지 않았다. 이에 여성단체들은 오랫동안 다른 나라처럼 동의 여부를 강간죄 성립 요건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개정안에서 ‘동의’는 자유롭고 구체적이며, 사전에 이뤄지고, 언제든 철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 상대방이 침묵하거나 반응이 없었다 해도 이를 동의가 있었다고 간주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법이 시행되긴 위해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될 것이 확실하다. 법안이 승인되면 프랑스는 영국, 독일, 스웨덴, 스페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에 종합병원 건립을 위해 1천110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5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이사회는 선병원을 운영하는 영훈의료재단에 2029년까지 8차례에 걸쳐 이같이 증여하기로 지난달 30일 의결했다. 현대차그룹의 사돈가인 영훈의료재단은 이 기부금을 기반으로 당진에 종합병원을 건립한다. 종합병원은 당진시 송산면 유곡리 일원 송산제2일반산단 주거단지 내에 20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07년 당진에 종합병원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다 6월 25일 현대제철·충남도·당진시가 종합병원과 자율형 사립고 설립 협력을 약속하는 협약을 체결하며 급진전을 봤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병원 설립 지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것”이라며 “지역사회 의료 인프라 개선과 주민 건강 증진, 산업재해에 대한 신속한 의료 대응 체계 구축에 중요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산림욕(Forest Bathing)은 숲속의 공기, 향기, 소리, 빛, 풍경 등을 온몸으로 느끼며 심신을 치유하는 활동을 말한다. 말 그대로 ‘숲속에서 하는 목욕’이다. 일본에서 나온 말이다. 산림욕의 핵심은 피톤치드(Phytoncide)를 가득 받아들이는 것이다. 피톤치드는 나무나 식물이 외부의 해로운 미생물, 곰팡이, 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천연 항균 물질이다. 1920년대 러시아 생리학자 보리스 토킨이 처음 사용했다. ‘phyto’(식물)+‘cide’(죽이다)의 합성으로 식물이 방출하는 살균 물질이라는 의미다. 주요 성분은 알파피넨, 리모넨 등 방향성 정유(精油) 성분으로 편백나무,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삼나무 등 침엽수에서 특히 많이 나온다. 여러 연구 결과, 피톤치드는 단순한 향기 성분을 넘어 심리적·생리적 효과를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보다 스트레스 완화 효과다.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안정감을 주는 파라심파신경계를 활성화한다. 숲속에서 2시간 산책하면 코르티솔이 12~15% 감소한다는 일본 지바대학 연구(2005)가 있다. 또 피톤치드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 활동
한국헬스경제신문 |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10년 이상 파킨슨병을 앓고 계신 분이 있었다. 거동이 점점 불편해지면서 약을 처방받으러 병원 에 오기 힘들어했다. 남편과 아들을 통해 약 처방을 받는 횟수가 늘어났다. 급기야 보호자가 하소 연하듯 “환자가 꼭 병원에 와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의사 입장에서 나는 “치료를 제대로 하기 위해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보고 이에 맞게 처방을 하는 것이 바른길이 아니겠냐.”라고 설명을 드리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보호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혹 전화로 상담하고 처방전을 받을 수는 없나요?” 과거에는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런데 최근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 및 플 랫폼 관리·감독 근거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 발의로 이슈가 된 단어가 있다. ‘원격의료’이다. 전자매체를 통한 시진과 병력 청취 그리고 인간에서 나오는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의사에게 전달하여 환자가 직접 의사에게 가지 않고도 진료를 하는 것을 말한다. IT 기술의 발전이 상상 속에서만 꿈꾸던 진료를 가능하게 하였다. 특히 이에 호응하는 곳이 보건복지부다. 병원에 갈 수 없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산모 측이 난산 중에 제왕절개를 요청했는데도 병원 측이 자연분만을 계속 시도한 끝에 태어난 신생아가 결국 장애를 갖게 된 의료사고가 있다. A씨는 2016년 경기도 한 산부인과에서 난산이 이어지자 부부가 의료진에게 두 차례에 걸쳐 제왕절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거부하고 자연분만을 했다. 신생아는 출산 직후 울음이 없고 자가호흡을 하지 못하고 전신 청색증을 보여 곧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이송됐다. 이후에 다른 병원으로 전원돼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등을 진단받았고 이듬해 3월엔 뇌병변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 부부는 “산모는 난산을 겪었고 제왕절개를 요청했음에도, 의료진들이 태아심박동수 측정을 주기적으로 하는 등 경과 관찰을 더욱 면밀히 해야 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무리하게 자연분만을 강행함으로써 아이에게 장애를 입게 했다”며 2020년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 모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민사2부(이수영 부장판사)는 최근 병원측이 A씨 부부와 아들에게 손해배상금 6억2천99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판결보다 6천172만여 원 더 증가한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생존 시 자기 간 일부나 신장 한쪽 등을 내주는 생체 장기이식의 경우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증을 받는 수혜자는 남성이 훨씬 많았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생존 기증자는 1만 3552명이다. 뇌사자를 포함한 전체 장기기증자는 1만 5999명이다. 생존 기증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6587명(48.6%), 여성이 6965명(51.4%)으로 여성 생존 기증자가 378명 많았다. 그런데 기혼자 비율이 높은 30대 중반 이후에서는 남녀 격차가 상당히 두드러졌다. 35~64세 기증자 중 여성 비율은 65.6%나 되고 남성은 34.4%였다. 여성이 남성의 거의 두 배에 가깝다 그러면 기증받은 수혜자의 성별은 어떨까. 그 반대다. 은 기간 장기 이식을 받은 수혜자 1만3552명 가운데 여성은 5078명(37.5%), 남성은 8,474명(62.5%)로 남성이 두 배까지는 아니어도 월등히 많았다. 이 가운데 여성 생존자의 기증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35-49세, 50-64세 구간에서는 남성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