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오동진 영화평론가 11월이다. 11월은 늘 문학과 영화, 미술과 음악의 주요한 소재가 돼 왔다. 독일 한스 에리히 노삭의 전설적인 소설 『늦어도 11월에는』이야말로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소설은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이나 『헤다 가블러』, 혹은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1857년에 쓴 『마담 보바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잇는다고 여겨지나, 이 작품의 연보 역시 1955년으로 생각보다 오래된 작품이다. 대기업 사장의 부인인 28살 유부녀 마리안네가 남편의 회사가 제정한 문학상 수상자인 34살 작가 베르톨트를 만나 급격하게 사랑에 빠지고 모든 것을 버리고 그와 함께 애정 도피 행각을 벌이는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라면, 영화는 수없이 많이 다뤄 왔는데 그중 대표 격으로는 물경 60년이 넘은 영화 <페드라>(1962)가 있겠다. 줄스 다신이 만들었고 앤서니 퍼킨스와 멜리나 메르쿠리가 나왔다. 마지막 장면에서 알렉시스(퍼킨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계모 페드라(메르쿠리)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면서 차를 과속으로 몰아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마치 새로운 얘기, 창작한 얘기 같지만 사실 이런 모든 멜로의 설정은 2천 년 전 작가 에우리피데스가
한국헬스경제신문 | 오동진 영화평론가 콜레라는 수인성이다. 지난 7월과 8월처럼 전국에 극심한 호우가 내리고 곳곳에서 물난리가 나면 흔히 생길 수 있는 감염성 질병이다. 오염된 물은 콜레라균 전파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콜레라는 후진국 병이다. 그 난리통의 홍수 사태에도 이후 한국에서 콜레라가 만연하고 있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콜레라는 보건 위생의 수준이 높지 않은, 식수를 위한 정화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 오지나 전쟁터에서 흔히 발생한다.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가 그럴 것이다. 한국에서 콜레라는 이제 거의 완벽하게 사라진, 일종의 추억의 감염병이다. 콜레라가 주요 소재인 영화가 한 편 있다. 2007년 영화 <페인티드 베일>이다. 존 커런이란 감독이 만들었고 에드워드 노턴과 나오미 와츠, 리브 슈라이버와 샐리 호킨스가 나온다. 작은 영화처럼 보이지만 비교적 쟁쟁한 연기파 스타들이 나왔던 영화이다. 메인 테마는 러브 스토리지만 주요한 소재는 바로 콜레라이다. 영국의 한 세균학자가 중국 오지 마을에서 겪게 되는, 콜레라 사태와 인생 파노라마를 담았다. 절절한러브 스토리이다. 비극이다. 허망하다. 영화 <페인티드 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