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건강상식 허와 실] ②아침 사과는 ‘금사과’? 저녁은 ‘독사과’?

위장 약한 사람, 아침 공복에는 피해야
저녁에 먹으면 위‧식도 역류질환 억제
언제 먹든 큰 상관 없어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사과 값이 떨어지지 않아 ‘금사과’로 불린 지 오래다. 그런데 금사과는 오래전부터 듣던 말이다. 아침 사과는 ‘금사과’, 저녁은 ‘독사과’라는 말은 마치 공식처럼 전해 내려왔다.

 

과연 맞는 말일까.

 

결론은 아침이든 저녁이든 둘 다 장단점이 있어서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사과를 언제 먹을지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밤에 사과를 먹는다고 건강에 나쁘고 아침에 먹는다고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사과의 영양소 중에는 구연산이라는 성분이 있다. 구연산은 사과를 비롯해 감귤류 등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약한 유기산이다. 주로 탄산음료나 가공식품의 신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며 살균 효과가 있다.

 

구연산은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구연산도 ‘산’이어서 평소 위가 약해 위염이나 위궤양 등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아침 빈속에 먹으면 위 점막이 손상돼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양배추나 삶은 달걀을 먼저 섭취한 후 사과를 먹는 것이 좋다.

 

아침 사과가 좋다는 이야기는 배변과 관련이 있다. 사과 껍질에는 식이섬유인 펙틴이 가장 많은데, 아침 식후의 사과는 장 운동을 부드럽게 자극해서 대변을 수월하게 보도록 도와준다.

 

‘저녁 독사과’라는 말은 펙틴이 저녁에는 오히려 장의 소화 기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나온 말로 보인다. 자는 동안 소화가 덜 된 섬유소 때문에 가스가 차게 돼 자는 동안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될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사과 속 유기산 등의 산 종류가 위의 산도를 높여 속을 쓰리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과의 항산화 성분은 오히려 고열량 중심의 저녁 식사를 한 후 자주 생기는 위·식도 역류질환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다만 저녁에는 사과를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평소 소화 기능이 원활하고 위가 건강한 사람이라면 아침뿐만 아니라 저녁에 먹는 사과도 전혀 나쁘지 않다. 저녁 사과가 오히려 다음 날 원활한 배변활동을 돕고, 구연산이 피로물질을 분해 및 배출하는 것을 도와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도와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