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채소 열전] ①‘천연자양강장제’ 부추의 계절

간 기능 개선, 혈액 순환에 탁월
다양한 요리에 응용
비싸지 않고 쉽게 구입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부추가 한철이다. 부추는 보통 봄부터 가을까지 나오는데 봄 부추를 최고로 친다. 여름부터는 꽃이 피기 시작해 맛이 떨어진다. 봄 부추는 향긋하고 식감이 좋아 아무도 안 주고 혼자 먹는다고 한다.

 

봄비 내리는 날, 복사꽃 떨어지는 선술집에 앉아 막걸리 한 잔에 고소한 부추전 한 장 이면 별유천지비인간이 따로 없다.

 

부추는 무엇보다 다양하게 요리해 먹기가 간편한 채소다. 고춧가루나 간장을 약간 넣어 생무침으로 먹거나, 김치처럼 담가 먹어도 좋고, 부추오이소박이, 부추비빔밥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순댓국이나 돼지국밥 등 걸쭉한 탕에 생으로 듬뿍 넣어서 먹으면 맛도 좋아지고 잡냄새도 없애준다. 빵이나 만두소로도 자주 쓰인다. 그 유명한 대전 성심당의 베스트3은 튀김소보로, 명란바게트, 판타롱부추빵이다.

 

부추는 남자들이 특히 찾는 채소다. 정력과 활력에 좋기 때문이다. 속설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아니다. 실제로 부추는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나다.

 

예로부터 몸이 허할 때, 기력을 보충할 때 먹는다고 알려져 왔다. 중국에서는 양기를 돋우는 풀이라 해서 ‘기양초’(起陽草)라고 불렀다.

 

그와 유사한 별명도 무척 많다. 과부집 담을 넘는다 하여 ‘월담초’(越譚草), 오줌발이 벽을 부순다 하여 ‘파벽초’(破壁草), 아내가 기거하는 사랑채가 필요 없게 되었다 해서 ‘파옥초’(破屋草), 일을 안 나가고 아내와 뒹굴기만 한다 해서 ‘게으름뱅이 풀’ 이라는 등 하나 같이 남성의 넘치는 정력을 말하는 별명들이다.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흔히 부르는데, 부부의 정이나 남자의 힘을 지켜 준다 해서 한자 ‘情固芝’니 ‘精久持’라는 설이 있다.

 

부추에 들어있는 ‘황화알릴’ 성분 때문이다. 황화알릴은 황과 알리신으로 이루어진 화합물(C6H10S)로 양파와 마늘, 파를 조리할 때 나는 매운 냄새 성분이 알리신이다. 황화알릴은 피로 회복, 강장 효과, 생식기 기능 강화, 발기부전 개선 등에 효능이 있다. 

 

황화알릴 성분은 물에 삶아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아 어떤 음식과 먹어도 어울린다. 특히 기름진 음식에 곁들여 먹으면 심혈관 질환 예방과 기름기 음식의 단점인 혈압 상승 요인을 차단해 주는 효과가 있다.

 

한민족은 삼국시대부터 부추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동의보감에선 부추는 ‘간의 채소’라고 했고 씨는 비뇨기과 약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부추의 각종 비타민, 철분, 칼슘 성분은 간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시켜 주고, 독성 물질을 해독하고, 간을 튼튼하게 해주는 데 효과적이다.

 

부추는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고 풍부한 철분 및 항산화 성분인 퀘르세틴이 다량 함유돼 혈액 순환 및 혈류 개선에 효과가 있다. 체내 나트륨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출해준다. 그래서 부추를 주기적으로 섭취하면 심근경색, 동맥경화, 심장마비, 뇌졸중 등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부추에 풍부한 베타카로틴 성분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체내의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암세포 증식을 막아주는 데 도움이 된다. 배추의 80배, 애호박의 19배나 될 정도로 많은 함유량을 갖고 있다.

 

부추의 비타민 A는 피부의 면역력 및 저항력을 향상시켜 염증 예방에 효과적이고, 비타민 C는 손상 피부의 재생을 촉진하고 피부 노화의 원인인 멜라닌 색소의 침착을 방지해준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소화를 촉진한다.

 

풍부한 칼륨은 우리 몸에서 나트륨을 제거해 부기를 빼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따뜻한 성질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과다 섭취하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부추는 심기만 하면 특별히 돌보지 않아도 무성하게 자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농가들이 많이 재배한다. 한 번만 씨를 뿌리면 매년 싹이 돋아나 계속 줄기를 잘라 먹을 수 있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으로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많이 먹는다. 부추속(Allium)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양파, 마늘, 대파 등이 같은 속에 속해 있다.

 

무엇보다 동네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고, 비싸지 않아서 자주 사 먹기 좋은 채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