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엄마 뱃속에서 정상적으로 자라야 할 기간을 절반밖에 못 채운 채 600g도 안 되게 태어난 아기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22주 3일 만에 태어난 이른둥이 남자 아이 유준이다. 유준이는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의 환송을 받으며 5개월의 입원을 마치고 30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체중은 3.58kg으로 정상이다.

결혼 후 첫 아이를 기다리던 유준이의 어머니는 지난해 임신 21주 차에 예상치 못한 통증이 발생해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유준이는 곧이어 임신 22주 3일 만인 작년 11월 30일 제왕절개 수술로 세상에 나왔다. 당시 몸무게는 590g으로 초극소 미숙아였다.
태아가 산모의 자궁 안에서 성장하는 정상 기간은 40주 안팎이다. 임신 기간이 짧을수록 아기의 생존율은 낮아지고, 특히 24주가 안 돼 출생한 아기는 생존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24주 미만에 출생한 신생아의 경우 미국이나 일부 유럽에서는 예후가 불량해 적극적인 소생술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최근 신생아학의 발달과 함께 소생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유준이와 같은 임신 22주의 이른둥이도 살리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유준이의 부모는 사랑과 응원의 마음을 담아 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떼 ‘유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유준이의 어머니는 유준이가 1.8㎏을 넘어 인큐베이터를 나서던 날 “병실 밖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

서울성모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오문연 주치의는 “산전부터 위험 요인이 많아 걱정이 컸고 병실에서 위급했던 순간도 많았지만, 부모님의 사랑과 의료진의 헌신 덕분에 유준이가 무사히 자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준이 엄마는 “아기는 생각보다 강해서 믿고 기다려주면 아기만의 속도대로 한 단계씩 엄마 아빠 곁으로 올 준비를 하고 있으니 면회 시간에 아기에게 사랑한다고, 잘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며 다른 중환자실 아기들과 보호자들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