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홍역은 후진국형 질병이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증한 홍역 퇴치 국가다.
2001∼2002년 홍역 대유행 시기 5만5천여 명의 환자가 나왔다가 정부의 집중적인 퇴치사업으로 환자가 급감하며 2006년 홍역 퇴치 선언을 했다.
이어 WHO가 강화한 인증 기준에 따라 2014년 홍역 퇴치국 인증을 받아 현재까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다시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올해 홍역 환자가 6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해외 감염 후 귀국이 늘어난 영향이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지난 1일까지 홍역 환자가 52명이나 발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94명 발생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국내 홍역 환자는 코로나19 기간이던 2020년 6명 발생한 뒤 2021년과 2022년 0명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해외여행 재개 등 영향으로 2023년엔 8명으로 늘었다.
홍역환자가 늘어난 것은 해외여행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환자 발생 경로를 보면 해외여행 중 감염돼 국내 입국한 사례가 34명(65.4%)이다. 52명 환자 중 이들을 제외한 18명은 모두 이들을 통해 가정, 의료기관에서 추가 전파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유입 대다수가 베트남발 감염이다. 자생적 발생은 한 명도 없다.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홍역 퇴치국 지위가 유지되는 것은 국내 환자 대부분이 해외 유입 사례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확진 환자 수는 1만6144명이다. 이 중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여행을 가는 동남아시아가 2224명, 서태평양이 1508명이다.
방역당국은 홍역이 유행하는 국가를 방문 계획 중인 사람은 반드시 홍역 백신 접종력을 확인하고 접종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에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홍역은 기침, 재채기 등 공기 전파가 가능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감염병으로 감염 시 발열·발진·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이 나타난다.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만큼 생후 12~15개월, 4~6세 등 총 2회에 걸쳐 반드시 홍역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면역체계가 취약한 1세 미만 영유아는 홍역에 걸리면 폐렴, 중이염,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홍역을 검역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있다. 귀국 시 홍역의 주요증상인 발열, 발진이 있다면 입국장의 검역관에게 Q-코드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로 건강 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홍역 환자는 격리 입원 치료를 받거나 전파 가능 기간 동안 자택 격리를 해야 한다. 내국인 또는 국내에서 감염된 경우에 관련 치료비는 정부에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