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남성 청소년도 내년부터 HPV 백신 무료 접종한다

2014년생 남성 청소년(12세) 22만 명 대상
4가 백신 예산 편성...의학계는 9가 백신 요구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여성에게만 지원되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무료 예방접종이 내년부터 12세 남성 청소년까지 확대된다.

 

최근 확정된 질병관리청의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청소년 인플루엔자 백신은 올해 500억 원에서 10%가량 늘어난 546억 원, HPV 예방접종은 210억 원에서 303억 원으로 각각 증가 편성됐다. 질병청 내년 예산은 지난해 1조 2661억 원 대비 651억 원(5.1%) 증액된 1조 3312억 원이다.

 

 

이에 따라 2014년생 남아 22만 명이 내년에 HPV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을 통해 무료로 맞게 된다. 접종 백신은 4가지 고위험 HPV 감염을 막아 주는 4가 백신으로, 접종 시기는 2~3분기로 예상된다.

 

주로 성접촉으로 감염되는 HPV는 여성의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남성에게 항문암, 두경부암, 생식기 사마귀 등 위협 질환을 유발한다. 현재는 12~17세 여아와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만 무료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엔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도 HPV 감염 백신이 중요해지고 있다. 두경부암은 뇌와 안구를 제외한 코, 부비동, 구강, 안면, 후두, 인두, 침샘, 갑상샘 등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흡연과 음주가 주원인이었으나 근래 남성에서 ‘HPV 양성 두경부암’ 발생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써 NIP 도입 10년 만에 HPV 백신의 ‘남녀 청소년 접종’이 실현되게 됐다. 이 문제는 그동안 의학계에서 꾸준하게 제기돼왔다. 선진국은 거의 예외 없이 남성 청소년에게도 국가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계는 HPV 접종 확대가 실질적 효과로 이어지려면 4가 백신보다 고품질인 9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 중 29개 국이 남녀 모두에게 9가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9가 백신은 HPV 6, 11, 16, 18, 31, 33, 45, 52, 58형 등 9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해 4가 백신(6, 11, 16, 18형)보다 예방 범위가 넓다.

 

9가 백신은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 HPV 관련 암 및 질환을 최대 96.7%까지 예방하며 4가 백신 대비 20% 이상 추가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