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멕시코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대낮 길거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건 제가 여성으로서 겪은 일이지만, 우리나라 모든 여성이 겪는 일이다. 제가 고소하지 않으면 모든 멕시코 여성이 어떤 처지에 놓이겠는가”라며 체포된 가해자를 고소했다.
여성 인권단체들도 “대통령조차 거리에서 안전하지 않다면, 일반인 여성의 현실은 더 심각하다”고 분노했다. 전통적으로 ‘마초 국가’로 불리는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여성 인권이 열악한 대표적 나라로 꼽힌다.
여성인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명을 발표, “대통령을 만지는 것은 우리 여성 모두를 만지는 것”이라며 “여성혐오를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가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영상에 찍힌 상황은 이렇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나와 연방 교육부 청사로 도보 이동 중이었다. 자신을 알아보는 시민들과 인사하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췄는데, 한 중년 남성이 돌연 뒤쪽에서 접근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대통령 목덜미에 입맞춤을 한 뒤 대통령 상체 부위를 손으로 만지려고 시도했으나 제지당했다. 셰인바움은 그의 손을 밀치며 얼굴을 마주보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주변인들에게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했다.
이 사건은 멕시코 여성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남성 위주 문화와 여성의 열악한 인권, 기울어진 성평등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멕시코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 대통령 외에 대법원장, 상·하원의장이 모두 여성이다.
◇셰인바움 대통령
63세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은 200년 만에 탄생한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범여권연합인 국가재건운동당(MORENA) 후보로 나서 60% 득표율로 당선해 10월 1일 취임했다.
멕시코국립자치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에서 에너지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기후학자로 활발히 활동하다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며 정치계에 입문했다. 2018~2023년 여성 최초로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