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술 안 마시는데 통풍이?” 통풍과 비슷한 '가성통풍'

극심한 통증은 비슷...요산결정이 아닌 칼슘결정이 유발
여성이 남성보다 7배 많이 발병
발가락보다 무를 통증...평소 물 많이 마셔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스치는 바람에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는 ‘통풍’은 술을 자주 마시고 고기 위주의 식사를 즐기는 중년 남성이 잘 걸리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들이 비슷한 관절 통증을 호소해서 통풍으로 오인하는 일들이 있다.

 

바로 ‘가성통풍’이다. 통풍과 비슷하게 가벼운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이 온다.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칼슘 인산염 결정 축적 질환(CPPD)’이다.

 

발병 원인과 부위, 발병 연령, 성별 등에서 통풍과 차이가 있다.

 

통풍은 요산 결정이 관절에 쌓여 발병하지만, 가성통풍은 칼슘의 결정이 관절 연골이나 주변 조직에 쌓이며 관절염 또는 관절주위염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두 질환 모두 단관절염(한 개의 관절에 나타나는 관절염) 또는 빈발관절염(몇 개의 관절에 국한된 관절염) 형태로 나타난다.

 

부갑상선기능항진증, 혈색소증 등으로 호르몬 변화가 찾아와 칼슘 대사가 영향을 받아 발생하기도 하며, 탈수 때문에 체내 미네랄 균형이 깨졌을 때도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풍은 20대부터 발병하기 시작해 나이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며 발생 부위는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이다. 반면 가성통풍은 주로 60~70세 이상에서 나타나며 외상력이 있거나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곳(무릎, 발목, 손목 등)에 잘 발생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 통풍은 남성에서 90% 이상 발생하지만 가성통풍은 여성발병률이 약 7배 더 높다.

 

가성통풍도 통풍처럼 극심한 통증뿐만 아니라, 열감과 부종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다만 일반적 통풍과는 증상이 나타나는 위치가 다른 편이다. 보통 통풍은 엄지발가락 부근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가성통풍은 무릎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다.

 

심한 경우 무릎 외에 발목, 엄지발가락, 손가락 등에도 가성통풍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통증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인다면 가성 통풍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극심한 통증과 부종 등의 증상은 대개 급성으로 일어나지만, 간혹 만성으로 진행돼 관절 손상까지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칼슘이 관절에 쌓이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탈수나 체내 칼슘 과다 등이 칼슘 결정 생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예방 차원에서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장한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은 체내 미네랄과 수분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성통풍을 치료할 때는 관절의 칼슘 덩어리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로 증상 완화에 노력한다. 급성기에는 관절 부종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이는 치료가 시행되는데, 관절액을 뽑아내 관절 내 압력을 줄이거나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염증을 완화한다.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쳐 관절이 심각하게 손상된 단계라면,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