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건강칼럼> 셀레늄이 부족하면 갑상선이 위험하다

면역력 강화 및 항산화 작용 통해 이점 제공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은직 하나로의료재단 호르몬건강클리닉 원장, 내분비내과 전문의

 

최근 갑상선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셀레늄, 요오드와 같이 갑상선과 관련된 영양 성분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셀레늄은 갑상선 기능 유지뿐만 아니라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작용을 통해 다양한 건 강상 이점을 제공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셀레늄이란 무엇인가

셀레늄(Selenium)은 인체에 필수적인 미량 원소로, 셀레노단백질의 구성과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는 25가지의 셀레노단백질이 있으며, 이들은 항염증 및 항산화 작용부터 갑상선 호르몬 대사까지 광범위하게 관여한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와 세계보건기구는 성인 기준으로 하루 50~200mcg의 셀레늄을 권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 균 셀레늄 섭취량은 50mcg 내외라고 알려져 있다

 

다음은 각 질환에 작용하는 셀레늄의 역할을 설명한 것이다.

 

■ 갑상선 호르몬 생성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조직 1g당 가장 많은 양의 셀레늄을 함유하고 있다. 셀레늄은 갑상선 호르몬 대사에 관여할 뿐 아니라 산 화 스트레스와의 싸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셀레노단백질은 갑상선 호르몬 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과산화수소 (H2O2)를 청소한다.

 

또한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효과를 제공한다. 만약 셀레늄이 부족하면 과산화 수소 청소 기능이 약해져 갑상선 세포가 쉽게 손상될 수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을 활성화하는 탈요오드화효소의 기능도 저하되어 갑상선 호르몬 생성이 줄어든다.

 

■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저하증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 호르몬의 과도한 생산을 유발해 갑상선 중독증, 항진증을 일으킨다. 또한 그레이브스병 환자의 50% 정도는 안구가 돌출되는 안구병증이 동반되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최근 진행된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항갑상선제로 치료 중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에게 셀레늄을 보충하면 정상 갑상선 기능으로 회복되는 속도가 더 빠른 것으 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경미한 그레이브스 안구병 증 환자에게 셀레늄 100mcg를 투여했을 때 삶의 질이 향상되고 병의 진행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보고되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자가면역 질환이며, 원발성 갑상선 저하증의 원인 중 하나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미역, 김 등 요오드가 풍부한 식재료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에게 흔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우리나라 인구의 약 5%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는 혈청 셀레늄 수치가 낮지만, 하루 100mcg의 셀레늄을 보충했을 때 갑상선 기능이 개선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에서 셀레늄 보충이 갑상선 항체 수치를 줄이고 환자 삶의 질 또한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임신 중 셀레늄 복용

셀레늄은 임신 중 복용을 권장하는 영양제 중 하나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있는 임산부에서 셀레늄 200mcg를 투여한 경우, 산후 갑상선염과 갑상선 저하증 빈도가 50% 감소했다.

 

또한 2019년 임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임신 기간 동안 셀레늄을 보충하는 것이 갑상선 자가면역 조절에 미치는 영향」)에서 셀레늄 83mcg을 투여한 임부들은 유산한 사례가 없었고, 출산 후 6개월째 자가 항체의 수치 역시 낮았다. 2가지 연구는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에서 임신과 출산후 셀레늄 보충이 산후 갑상선염과 갑상선 저하증 예방 에 도움이 됨을 시사한다.

 

셀레늄은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

셀레늄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하루 100~200mcg 정 도의 셀레늄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셀레늄은 다양한 식품에 골고루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육류의 내장, 어패류, 달걀, 견과류 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파프리카, 아로니아, 블루베리 등 색소 채소를 먹는 것도 셀레늄 섭취에 도움이 된다. 다만, 셀레늄은 채소보다는 어패류와 육류에 많기 때문에 채식주의자이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에는 권장 섭취량을 채우기 어렵다. 따 라서 영양제를 통해 셀레늄을 추가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나, 복약 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셀레늄은 정상적인 신체와 갑상선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결핍 시 갑상선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셀레늄 보충 요법은 그레이브스병, 안구병증,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갑상선암을 치료 받은 환자에게도 진행과 재발을 위해 권고하고 있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