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궁금한 건강] <50>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으로 가나

위염-만성위염-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 단계 거쳐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병률을 2~10배 높여
위 내시경 정기적으로 받으면 크게 걱정 안해도 돼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위염으로 한 해 동안 병원을 찾는 환자는 무려 500만 명이 넘는다.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은 위에 문제를 갖고 있다.

 

시작은 위염이다. 정상적인 위 점막은 점액을 분비하는 세포들로 이루어져 위산으로부터 위벽을 보호한다.

 

그러나 위에 염증이 지속되면 ‘만성 위염’이 되고 그 다음엔 위의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50세 이상 위축성 위염 유병률은 약 72%에 달할 정도로 흔하다. 소화기관이 앓는 ‘감기’ 정도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문제가 된다. 위 점막의 구조물이 파괴되고, 그 자리에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과 유사한 세포들로 대치되는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 Intestinal Metaplasia) 단계가 된다. 위내시경으로 보면 위 상피세포 대신 혈관이 관찰되곤 한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장상피화생은 위암의 전조 중 하나로, 위선종 단계를 거쳐 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장상피화생이 발생한 경우 위암 발병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1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장상피화생 단계의 성인도 무척 많고 누구나 위암으로 발전하는 건 결코 아니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장상피화생은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내시경 검사 시 위 점막의 변화를 직접 관찰하고, 조직 검사를 통해 세포 변형 여부를 확인한다.

 

장상피화생은 일반적으로 특별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아, 우연히 발견되거나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언제, 얼마나 위암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규명됐다. 한국과 싱가포르 공동연구팀이 진행한 장상피화생 유전자 분석 연구 결과인데 위암 진행 고위험군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상피화생 단계가 되면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해서 균이 나오면 제균 치료를 하면 증상을 완화하거나 늦출 수 있다. 저염 식단은 필수이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금연과 금주도 매우 중요하다.

 

매년 한 차례 이상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권장되고, 위암 가족력이 있다면 더 그렇다. 위 내시경 검진을 규칙적으로 하면, 큰 문제 없이 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

 

장상피화생이 한 번 발생하면 원래의 위점막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치료의 목적은 병의 진행을 막고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