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건강상식 허와 실] <36>잘 때 브래지어 안 차면 가슴 처질까?

아무런 과학적 증거 없어
착용 안 해도 가슴 안 처져
중요한 것은 편안한 숙면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여성의 가슴을 보호하는 브래지어는 두 얼굴을 지녔다. 착용하지 않으려니 가슴이 처질까 걱정이고, 입으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자기 전 브래지어를 벗을지 말지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

 

잠 잘 때 브래지어 착용 여부에 대한 질문은 오래 됐다. 결론은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이 유방 처짐을 막아준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잘 때 브래지어를 착용할지는 개인의 편안함 여하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며, 숙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래지어 착용 여부가 아니라 편안함이라는 것이다.

 

브래지어는 유방을 지지해 일시적으로 모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방 처짐을 예방하는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에서는 브래지어 착용이 가슴 주변 근육을 약화시켜 오히려 처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브래지어를 벗고 살면 등 근육이 서서히 강해지고 자세도 좋아져 가슴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 브장송 프랑슈꽁테대 스포츠과학 전문가인 장-드니 루용 박사가 15년에 걸쳐 수행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가슴에 탄력을 주는 데 있어 브래지어는 나쁜 점이 더 많았다.

 

수년에 걸쳐 수백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가슴 변화를 조사한 결과, 브래지어를 입지 않았던 여성들이 착용했던 여성들보다 유두 위치가 7mm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브래지어를 입지 않아도 가슴이 처지지 않고 오히려 입은 것보다 높이를 지켜 탄력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생리학적으로, 해부학적으로 가슴이 중력에 저항해서 얻는 이득은 없다는 주장이다.

 

꽉 조이는 브래지어는 혈액과 림프액 순환을 방해해 유방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브래지어 착용으로 인해 땀, 먼지, 습기가 가슴에 차면 모공을 막아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밤에 굳이 브래지어를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수면 중 불편함을 감수할 정도로 브래지어가 가슴 처짐 예방에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슴 처짐은 30대가 넘으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어서 브래지어가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자면 숙면에 방해가 돼 전반적인 건강에 안 좋다. 특히 와이어가 있는 브래지어를 입으면 숨쉬기가 불편하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 레이스가 달렸거나 거친 소재의 브래지어라면 피부가 자극될 수 있다.

 

반대로 유방 수술 등으로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잘 때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도 브래지어 착용이 수면에 도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