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병, 저런 병] <46>염색체 이상 ‘터너 증후군’과 ‘클라인펠터 증후군’, 그리고 '인터섹스'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우리 몸의 설계도인 DNA는 23쌍의 염색체에 담겨 있다. 그중 성별을 결정하는 성염색체의 수에 변화가 생기면 신체적, 생리적 차이가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터너 증후군과 클라인펠터 증후군이다.

 

◇터너 증후군 (Turner Syndrome)

 

 

터너증후군은 여성의 성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성염색체 이상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여성에게 X염색체는 두 개가 있어야 하는데, 이중 하나가 전부 혹은 부분 소실되어 나타난다. 여아 2,500~3,5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걸로 보고돼 있다

 

가장 대표적 증상은 저신장증으로, 터너증후군을 앓는 성인 여성의 평균 키는 143cm 정도다.

 

터너증후군을 가진 여성은 대부분 난소 형성 장애가 있기 때문에 저신장증 이외에도 무월경, 사춘기 지연, 불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자연 임신을 하더라도 유산, 사산, 기형아 출산의 비율이 높다.

 

잦은 중이염, 콩팥 기형, 대동맥 협착(좁아짐) 등도 대표적 증상이다.

 

1938년에 이 증후군에 대해 설명한 미국의 내분비학자 헨리 터너(Henry Turner)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조기진단이 중요한데 혈액 속의 염색체를 분석하여 성염색체의 수적, 구조적 이상을 확인한다.

 

치료는 성장호르몬 투여와 여성 호르몬 요법이 일반적이다. 가능한 한 이른 나이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권고된다. 만 2세부터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의 성장호르몬 치료는 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라도 신장이 153cm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100% 자부담이다.

 

자연적인 사춘기 발달을 보이지 않는 터너증후군 환자들에게는 여성호르몬 치료를 통해 2차 성징과 생리를 유도한다.

 

◇클라인펠터 증후군(Klinefelter Syndrome)

 

 

반대로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남성에게 나타나며, 남성 염색체(XY)에 X염색체가 하나 더 추가돼서 발생한다.

 

신체적 특징으로 큰 키와 긴 팔다리, 여성형 유방(여유증), 적은 체모, 적은 근육 등이 특징이다. 고환 발달이 저하되어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고, 정자 생성에 어려움이 있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증상은 관리할 수 있다. 치료는 부족한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며 근력 강화, 골밀도 유지를 한다.

 

남아 약 500~1,000명 중 1명꼴로 비교적 흔한 염색체 이상이다. 하지만 증상이 경미해 평생 진단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두 증후군 모두 지적 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적절한 시기의 호르몬 치료와 정기적 검진을 통해 충분히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질환’보다는 남들과 조금 다른 ‘특성’으로 이해하는 사회적 시선이 필요하다.

 

◇또 다른 인터섹스(Intersex, 간성)

 

터너 증후군은 불완전한 여성 성기를,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불완전한 남성 성기를 가진 질병이다.

 

반면 인터섹스는 불완전한 남성 성기와 불완전한 여성 성기 두 가지 혹은 드물게 정상적인 양성의 성기를 모두 가진 증상을 말한다. 내부 생식기(난소, 고궁 등)와 외부 성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 특징이 전형적인 남성이나 여성의 이분법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상태다. 이는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과는 다른 생물학적 형질에 관한 문제다.

 

인터섹스는 태어날 때부터 나타나기도 하고, 사춘기나 그 이후에 발견되기도 한다.

 

염색체는 전형적인 XX(여성)나 XY(남성)가 아닌 XXY, X, XYY 등의 조합이 있다.

 

전문가들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7% 정도가 인터섹스 범주에 속한다고 한다. 이는 붉은 머리(천연 적발)를 가진 사람의 비율과 비슷할 정도로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존재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다양성이다.

 

과거에는 인터섹스로 태어난 아기에게 의료진이나 부모가 임의로 성별을 결정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사자가 스스로 성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 때까지 불필요한 의학적 수술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터섹스는 ‘치료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신체적 형질의 차이’로 보아야 한다는 관점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