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타투(문신)가 조폭의 등에서 빠져나와 ‘패션’의 영역이 된 지 오래다. 타투 산업도 급속히 성장했다.
통계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1명꼴인 1천300만여 명이 눈썹 문신이나 타투 등 반영구 문신을 할 만큼 문신은 일상화됐다.
한국타투협회는 반영구 화장을 포함한 문신 업계 종사자는 20여만 명, 시장 규모는 1조 원을 넘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모든 건 ‘불법’이다. 현행 의료법상 문신 시술은 오직 의사 면허 소지자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병원에 가서 문신 시술을 해달라는 사람도 없고, 문신을 할 줄 아는 의사도 없다. 그럼에도 의사단체는 여전히 국민 보건을 들어 문신 합법화를 강력 반대해왔다.
문신이 올해에는 합법적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 문신업 종사자들이 정부가 주최하는 기능경진대회에 처음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소상공인연합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하는 ‘2025 소상공인기능경진대회·PTS문화예술대전’이 9월 15~16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세텍·SETEC)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하는 소상공인기능경진대회는 전국의 숙련 소상공인들이 기술과 예술성을 겨루는 최대 규모의 기능 경진 무대다.
이 기능경진대회에 타투, 반영구화장, 두피문신 종목이 사상 처음 포함됐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상, 소상공인연합회상, 경기도지사상 등 주요 기관장 상도 수여된다.
이번 경진대회에선 참가자들이 실제 사람의 피부가 아닌, 대회 전용으로 제작한 특수 실리콘(고무판)을 사용해 실력을 겨룬다. 이 방식은 위생적이고 참가자의 실제 기술력과 표현력을 안전하게 심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심사는 국내 주요 대학교의 미용학, 보건학, 예술학 교수들이 한다.
문신사중앙회 임보란 회장은 “문신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고, 제도적 기반 속에서 도약·성장하는 데 이번 대회가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문신사법’이 정식 상정됐다. 문신을 합법화하는 법안은 오래전부터 국회에 상정됐으나 의사단체의 반발과 회기 만료, 의원들의 소극적 자세 등으로 매번 무산됐다. 이번 국회에는 여야가 모두 문신사법을 발의해 통과가 확실하다.
문신사법 상정은 문신사들이 제도권 밖에서 겪어온 불안과 불신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제도권 진입을 위한 첫 번째 공식 관문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문신사법에는 문신사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과 현장 실정에 맞는 위생·안전 기준 등이 담겼다.
문신산업 종사자들은 “문신사법은 업계를 살리기 위한 법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위생을 지키는 법”이라며 “더 이상 법제화를 미루는 것은 현장 실무자에게 생계 포기와 다름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