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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Sex] <26>희귀한 ‘사정통증증후군’...사정만 하면 몸에 통증

면역과 호르몬 이상을 원인으로 추정
통증이 반복되면 진단과 치료 받아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남성이 사정을 할 때마다 몇 시간 또는 며칠에 걸쳐 피로감, 눈물, 근육통 등을 느낀다면 정상이 아니다. 가끔은 뇌가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이런 현상이 단순히 일시적인 게 아니고 반복적·만성적으로 나타난다면 의학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사정통증증후군’(ejaculatory pain syndrome)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정통증증후군은 사정 중이나 직후에 음경, 회음부, 하복부, 또는 직장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사정 순간 또는 직후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화끈거림, 묵직한 통증이 찾아온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성생활을 기피하게 된다.

 

이 질병은 2002년 네덜란드 신경과 의사 마르셀 왈딩거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증상으로는 ▲발열 ▲발한 ▲오한 ▲코 막힘 ▲눈 가려움 ▲근육통 ▲정신적 피로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피곤함 등이 있다. 사정 후 바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몇 시간이 지난 후 천천히 발현되기도 한다. 증상은 길게 일주일간 지속된다.

 

사정통증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요 가설로는 면역과 호르몬 이상이 지적된다.

 

정액 내 단백질을 자기 몸에 대한 외부 침입자로 착각하여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어 알레르기 반응처럼 증상을 유발한다는 견해가 있다.

 

또 일부 환자에서 사정 후 수면 유도 호르몬 ‘프로락틴’ 분비 저하 및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 저하가 관련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비뇨기적 이상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비뇨생식기 염증이나 만성전립선염, 정낭염, 요도염 등이다. 성관계 불안,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심리적 원인도 있을 수 있다.

 

 

이 질환은 명확한 표준 치료법이나 치료 기준은 없다. 환자별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된다.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벤조디아제핀 등을 증상에 따라 사용하는 약물 요법이 있다.

 

정액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확인된 경우 면역글로불린(lgE) 차단제(오말리주맙 주사)가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도 있다. 이를 이용한 면역치료가 있을 수 있다.

 

미국 기준 남성의 0.25~1% 정도가 앓고 있을 수 있다고 추정되나,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어서 유병률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