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로버트 레드포드, 89세로 떠나다

‘내일을 향해 쏴라’, ‘아웃 오브 아프리카’, ‘스팅’, ‘흐르는 강물처럼’...
스크린 밖에선 환경보호 및 평화운동에 매진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내일을 향해 쏴라’, ‘추억’, ‘아웃 오브 아프리카’, ‘스팅’, ‘업 클로즈 앤 퍼스널’, ‘흐르는 강물처럼’. ‘위대한 개츠비’, ‘스파이 게임’, ‘로스트 라이언즈’, ‘밤에 우리 영혼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영화팬의 사랑을 받은 그가 떠났다.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이자 감독, 제작자인 로버트 레드퍼드가 16일(현지 시각) 향년 89세로 눈을 감았다.

 

미국 언론들은 레드퍼드가 미국 유타주 자택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60년 넘게 할리우드를 대표한 신사, 그리고 그는 시대의 상징이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잘생긴 외모와 특유의 매력 덕분에 반세기 동안 할리우드에서 가장 흥행력 있는 남자 주연 배우 가운데 한 명이었고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영화 스타였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은 “화려한 배우이자 아카데미 수상 감독으로, 할리우드 톱스타의 지위를 내려놓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대의를 위해 헌신해온 그가 떠났다.”고 보도했다.

 

1936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고인은 콜로라도대학에 야구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관료주의적인 학교 문화에 불만을 품고 중퇴했고, 유럽에서 미술을 공부한 시간을 거쳐 배우의 길에 발을 들였다.

 

그는 1969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후 셀 수 없는 명작에 출연하며 시대를 대표한 배우였다.

 

 

1986년 광활한 아프리카 풍경을 배경으로 메릴 스트립의 빼어난 연기와 존 베리의 음악으로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가 된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1980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보통 사람들’, 1992년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흐르는 강물처럼’도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증명한 영화였다. 하지만 레드포드는 자신의 ‘주업’인 연기 분야에서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레드퍼드는 생전 자연과 인간, 진정성 있는 연기를 추구했다.  그는 또 영화계 발전을 위해 힘썼던 위대한 영화인이었다. 1984년 유타주의 작은 영화제를 인수해 1985년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를 창설했다. 

 

그는 이 공로로 2002년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2016년엔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 훈장인 ‘대통령 자유메달’을, 201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레드포드는 스크린 밖에서는 환경보호, 평화운동, 인권운동에 적극적이었다.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와 국립야생동물연맹(NWF) 등 지원에 열정을 쏟았고 2012년 제주도 강정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국제적 연대를 호소했다. 2014년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레드퍼드는 2020년 언론 기고를 통해 당시 대통령직 연임을 노리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연임하면 독재 정치로의 추락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고인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가 위대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