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스웨덴 한림원은 9일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한림원은 선정 이유에 대해 “종말론적 두려움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고 설득력 있는 작품을 써왔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은 홀로코스트 피해자였던 소설가 케르테스 임레(1929~2016)가 2002년 받은 뒤로 23년 만이다.
그는 현대 ‘묵시문학’의 대표 작가로 꼽힌다. 묵시문학(黙示文學, Apocalyptic Literature)은 세상의 종말, 하나님의 심판, 새 시대의 도래 같은 궁극적인 구원과 계시를 다루는 종교적 문학 양식을 말한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법학과 문학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유학했다.

데뷔작은 공산주의가 붕괴되던 1980년대 헝가리의 집단농장 마을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사탄탱고’(1985)다. 그외 ‘저항의 멜랑콜리’(1989), ‘전쟁과 전쟁’(1999), ‘서왕모의 강림’(2008) 등이 주요 작품이다.
세계적 지명도는 높지만, 국내에 그리 많이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국내에 번역된 건 ‘사탄탱고’ 등 6권에 불과하다. 모두 출판사 한 곳(알마 출판사)에서만 나왔다.

그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한강 작가와 마찬가지로 2015년 헝가리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며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동유럽 현대문학의 계보를 잇고 있는 그는, 암울한 현실, 절망 속에서 끝내 무너지지 않은 인간의 고통스런 실존을 탐색해왔다. 미국 평론가 수전 손태그는 “고골과 멜빌에 비견되는 헝가리 묵시록 문학의 최고 거장”으로 그를 꼽았다.
예스24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 12시간 만에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대표작 ‘사탄탱고’ 판매량이 올해 연간 판매량의 약 12배를 기록하며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