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어느새 연말이다. 각종 송년 모임과 회식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게 술이다. 즐거운 연말 분위기에 취하다 보면 자칫 건강을 해치기 쉽다. 숙취를 줄이고 간과 위장을 보호하면서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10가지로 정리한다.
1. 빈 속은 절대 금물
술에 든 알코올의 5%는 위장에서 흡수되고, 나머지 95%는 소장에서 흡수된다. 따라서 공복에 술을 마시면 위장이 비어 있어 알코올이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상승하면 술에 빨리 취하고, 숙취도 더 심해지게 된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위염·저혈당·심한 숙취 위험이 커진다. 단백질이 풍부한 달걀, 우유, 혹은 견과류를 미리 섭취해 두면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숙취해소제는 술 마시기 30분~1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최소 1–2시간 전에 가볍게 식사를 하는 게 좋다.
2. 천천히, 조금씩 마셔라
알코올 분해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1시간에 소주 1~2잔 이하가 안전선이다. 알코올의 10% 정도는 호흡을 통해 배출된다.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은 즐거울 뿐만 아니라 해독에도 도움이 된다.
3. 물을 자주 마셔라
술 한 잔에 물 한 잔을 마시는 1:1 법칙을 지키는 건 아주 좋은 방법이다. 물은 알코올을 희석하고 배설을 돕는다. 또 탈수·두통·심장 부담을 감소시킨다. 술을 마시면 이뇨작용이 활발해져 소변을 자주 보기 때문에 물을 마셔 탈수를 줄여야 한다. 이러한 경우 소변으로 전해질이 많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과일 등으로 이를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4. 폭탄주는 금물
소주와 맥주, 양주를 섞어 마시면 흡수 속도와 총 음주량이 늘어 숙취가 빨리 오고 간 손상 위험이 커진다.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면 자신이 마신 알코올의 총량을 파악하기 어려워 위험하다. 주종이 다른 술은 각각 다른 첨가물을 함유하는데, 이를 섞어 섭취하면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이 일어나 숙취가 나타나기 쉽다.
특히 맥주를 소주나 고량주, 위스키 등에 섞은 폭탄주는 위험하다. 맥주를 섞으면 도수가 내려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독주에 비해 삼킬 때 거부감이 덜해 빠른 속도로 마시게 된다. 결국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이 많아지는 것이다. 또한 맥주의 탄산 가스가 위장관을 자극해 알코올 흡수 속도를 높인다.
5. 원샷은 거절하라
소주 한 잔을 분해하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천천히 마셔야 간 부담이 줄어든다.
빠른 시간 안에 술을 계속 마시면 심근경색·부정맥·급성 췌장염 위험을 줄 수도 있다.
6. 좋은 안주를 먹어라
술을 마실 때 안주를 함께 먹으면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가 늦어져 간에 부담을 덜 준다. 특히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식품은 알코올의 흡수를 늦추는 데 탁월하다.
단백질·채소 위주로 먹는 게 좋다. 수육, 생선, 두부, 채소·과일 등은 속을 보호하고 혈당 급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기름진 튀김이나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
간 해독을 돕는 타우린과 베타인 성분이 풍부한 굴은 간을 해독하는 효능이 있어 좋은 안주다. 콩나물도 좋다. 콩나물의 아스파라긴이라는 성분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한다.
7. 약 복용 중이면 음주 금물
혈압약, 당뇨약, 수면제,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을 때 음주를 하면 저혈압·의식 저하 위험이 커진다.
8. “오늘은 여기까지” 선언하기
오늘은 어느 정도까지 마실지를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남성은 소주 4잔(반 병), 여성은 소주 2잔 정도를 상한선으로 삼는 것이 좋다. 자기 주량을 넘기지 않는 것이 최고의 건강관리다.
9. 술 마신 뒤 바로 잠들지 마라
술에 취해 바로 잠들면 역류성 식도염 발생위험이 커지고 무엇보다 심장에 부담을 준다. 최소 1~2시간 후에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술 마신 후 머리가 아프다고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먹으면 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10. 다음 날 해장술은 NO
“술은 술로 푼다”는 말은 거짓이다. 간 손상을 누적시키고 알코올 의존을 심화할 뿐이다. 간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과 각종 노폐물을 해독하고 배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으면 간세포가 손상을 입는다. 음주 후 최소 3일 정도는 금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일시적인 저혈당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자기 전이나 아침에 꿀물, 식혜, 오렌지 주스 등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된다.
해장국은 북엇국, 콩나물국, 조개탕처럼 아스파라긴산과 타우린이 풍부한 맑은 국물이 좋다. 해장을 한다며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일으켜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