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이병석 하나로의료재단 총괄원장.산부인과 전문의
여성의 월경은 호르몬 변화에 따라 일정한 주기로 반복된다. 그러나 월경 기간이 아닌 시기에 피가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의학적으로 비정상 자궁출혈이라 하며, 일반적으로 부정출혈이라고 칭한다.
부정출혈은 일시적인 호르몬 변화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자궁이나 자궁경부 질환과 관련이 있는 신호일 가능성도 있어 단순한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월경과 부정출혈의 차이
정상적인 월경은 출혈의 시기와 기간, 양상이 비교적 일정하다는 특징이 있다. 보통 3~7일 정도 지속되며, 출혈량은 초기에 많았다가 점차 줄어드는 패턴을 보인다. 이에 비해 부정출혈은 발생 시점과 양상이 일정하지 않다. 월경이 끝난 직후 다시 출혈이 나타나거나 배란기, 성관계 후, 폐경 이후에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출혈량이 적거나 통증이 없더라도 반복된다면 적절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정출혈의 주요 원인
부정출혈의 원인은 크게 기능적 원인과 기질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배란 이상이나 스트레스, 급격한 체중 변화, 피임약 복용 등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은 대표적인 기능적 원인이다. 자궁이나 자궁경부에 뚜렷한 구조적 이상 없이 출혈이 나타난다. 반면 기질적 원인은 자궁경부암이나 자궁경부용종, 자궁내막용종, 자궁근종 등과 같이 실제 병변에 의해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로 원인 감별이 중요하다.
부정출혈을 유발하는 주요 질환
부정출혈의 기질적 원인은 자궁이나 자궁경부에 발생한 구조적 병변과 관련이 있다. 병변은 발생 부위에 따라 출혈 양상과 동반 증상이 달라지므로, 양상과 증상에 따라 자궁경부, 자궁내막, 자궁벽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먼저 자궁경부 질환은 비교적 외부 자극에 노출되기 쉬운 부위에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자궁경부염, 자궁경부용종, 자궁경부암 등이 대표적이며, 성관계 후 출혈이나 통증 없이 반복되는 출혈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분비물의 변화가 동반되기도 하는데, 출혈이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자궁경부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자궁내막 질환은 자궁 내부를 덮고 있는 내막에 이상이 생긴 경우로, 월경 주기와 무관한 출혈이나 월경과다로 나타날 수 있다. 점막하근종(자궁내막에 가까운 쪽), 자궁내막용종,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암 등이 이에 해당한다. 폐경 이후 발생하는 출혈은 정상적인 호르몬 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출혈량과 상관없이 우선적으로 자궁내막 질환, 특히 자궁내막암과 같은 질환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폐경 이후에는 호르몬 감소로 인한 노인성 질염이 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
한편 자궁벽에 생기는 질환은 자궁의 근육층에 병변이 생긴 경우로,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이 대표적이다. 월경과다, 월경통, 덩어리혈, 부정출혈, 빈혈 등의 형태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을 개인차나 일시적인 변화로 받아들여 질환의 신호로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자궁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부정출혈이 있을 때 필요한 검사
부정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출혈의 시기와 양상, 연령과 폐경 여부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평가한다. 먼저 문진과 진찰을 통해 출혈의 형태를 확인하고, 초음파 검사와 자궁경부세포검사 등을 통해 자궁과 자궁경부의 이상 여부를 살펴본다. 이후 검사 결과와 임상 상황에 따라 기능적 원인과 구조적인 병변이 동반된 경우를 감별한다. 필요에 따라 호르몬검사나 조직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부정출혈은 여성의 몸이 보내는 적신호다. 월경 외 출혈이 반복되거나 성관계 후 출혈이 지속된다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생리 양상이 갑자기 변했거나 폐경 이후 출혈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변화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인식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여성 건강을 튼튼히 지키는 길이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