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한국 여성 36% “평생 1회 이상 폭력피해”

여가부, ‘2024년 여성폭력실태조사’ 발표
19%는 ‘친밀한 파트너’에게 폭력 당해
피해 유형은 ‘성적 폭력’이 최다
여성 51.6% “안전하지 않다”…40% “폭력 두렵다”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우리나라 성인 여성 3명 중 1명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배우자나 헤어진 연인, 모르는 사람 등으로부터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현 배우자나 전·현 연인 등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한 번 이상 폭력을 당한 여성도 5명 중 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24일 제13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열고 ‘2024년 여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만 19세 이상의 성인 여성 7027명을 대상으로 가구를 방문해 대면 조사한 것이다.

 

정부는 3년 주기로 ‘여성폭력 실태조사’를 벌인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유형별로 조사하고, 교제폭력과 2차 피해 등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번 조사에서 평생 1번 이상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힌 비율은 36.1%였다. 폭력 피해 유형(중복 응답)은 성적 폭력이 5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서적 폭력(49.3%), 신체적 폭력(43.8%), 통제(14.3%), 경제적 폭력(6.9%), 스토킹(4.9%) 순이었다.

 

지난 1년간 1번 이상 경험한 폭력 피해 유형도 성적(52.4%), 정서적(44.4%), 신체적(16.2%), 통제(11.8%), 경제적 폭력(2.6%), 스토킹(2.4%) 순으로 집계됐다.

 

폭력 피해는 주로 10∼40대에 경험했다. 신체적 폭력의 70% 이상, 성적 폭력의 80% 이상이 40대 이전에 발생했다. 다만 스토킹은 다른 유형에 비해 20대의 피해 경험률(63.0%)이 높았다.

 

여성이 평생 경험한 가장 심각한 신체적·정서적·경제적 폭력·통제의 ‘가해자 유형’ 1순위로는 ‘당시 배우자’가 꼽혔다. 성적 폭력의 가해자 유형으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스토킹 가해자는 ‘헤어진 전 연인’이 가장 많았다.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평생 1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19.4%였다. 2021년 기준으로 산출했을 때는 19.2%로, 2021년(16.1%)보다 3.1%포인트 늘었다. 지난 1년간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5%였다.

 

친밀한 파트너는 ▲당시 배우자(사실혼 포함) ▲피해 전 헤어진 배우자 ▲피해 당시 사귀던 사람 ▲과거 사귀었으나 피해 시점에서 헤어졌던 사람 ▲소개팅 또는 맞선으로 만난 사람을 일컫는다.

 

이 가운데 피해 당시 사귀던 사람이나, 과거에 사귀었지만 피해 시점에서 헤어진 사람으로부터 평생 1번 이상 교제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6.7%였다. 지난 1년간 교제폭력 경험률은 0.9%였다.

 

 

‘현재 우리 사회가 여성폭력 피해로부터 얼마나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여성의 51.6%는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안전하다’고 답한 비율은 20.9%였다. ‘안전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2021년과 비교했을 때 6.2%포인트 감소한 반면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6%포인트 증가했다.

 

응답자 40.0%는 ‘일상생활에서 폭력 피해를 볼까 두렵다’고 느꼈고, ‘두렵지 않다’는 비율은 25.2%에 그쳤다.

 

가해자 처벌 측면에서는 60.3%가 ‘실질적인 처벌(보호처분·감형 지양)’을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았다. 문제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책 1순위로는 ‘아동·청소년기부터 이뤄지는 폭력예방교육’(35.6%)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