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의 발병이 급하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파킨슨병협회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유병자 수는 현재 약 15만 명에 달하며, 매년 5,000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부터 5년 새 유병률이 15% 증가했다.
파킨슨병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운동 장애를 유발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주로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에 많이 발병되며,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흔하다.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은 동작이 느려지고, 손과 발이 떨리고, 근육이 강직되고, 자세가 불안정하고, 잘 걷지 못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운동 증상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감, 인지기능 저하, 후각 소실 등을 겪는다.
문제는 이 병이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발병 시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운동 증상이 발현되기 이전에 비운동성 증상이 먼저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고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화 증상으로 오인해 초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평소 수면 시 잠꼬대와 함께 과격한 움직임이 동반되거나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고, 침을 자주 흘리며, 목소리가 작아지는 등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조기에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최근 유전적 요인 외에도 생활 환경, 식습관 등 후천적 요소가 파킨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초가공 식품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사람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세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 영양연구소 샹 가오 교수팀의 연구다.
유제품을 과도하게 먹는 사람도 발병 위험이 클 수 있다. 기존 여러 연구를 통해 우유, 치즈 등 유제품을 많이 먹는 남성은 파킨슨병에 잘 걸리는 경향성이 여러 번 확인됐다.
골프장 옆에 살면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지난 8일 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골프장에서 1.6km 이내 사는 사람은 더 멀리 사는 사람보다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2.26배 높았고, 9.7km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과는 그 차이가 더 컸다. 골프장이 유기염소계 살충제를 다량 사용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식습관을 교정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다. 통곡물과 생선류,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게 뇌 건강을 유지하고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좋은 전략이다.
현재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통해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주거나, 운동치료로 굳어진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면서 운동성을 회복시키고 균형 감각 개선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운동은 도파민 세포의 능력을 향상시켜, 파킨슨병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파킨슨병은 한번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고 평생 약물 조절을 하며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조기에 발견해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한다면 증상 완화는 물론,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