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샤워할 때 가장 소홀히 하는 신체 부위 중 하나가 귀다. 특히 귀의 뒷쪽은 피지선이 많이 분포돼 땀, 피지, 각질, 노폐물 등이 쌓이기 쉬운 환경이고 통풍이 되지 않아 세균 번식의 최적지라는 걸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귀 뒤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면 냄새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귀 뒤를 씻지 않으면 무엇보다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피지 속 지방산이 산화되면서 생성되는 노넨알데하이드라는 물질 때문이다. 노넨알데하이드는 피지 분비샘을 거쳐 피부로 배출된다. 노넨알데하이드는 피부 각질이 탈락하면서 제거되는데 나이가 들면 노폐물이 쌓이는 주기가 늦어지면서 각질의 탈락 주기가 늦어진다. 악취가 심해지는 이유다.

귀 뒤를 매일 씻지 않으면 습진, 감염,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 벨로이트헬스시스템 피부과 전문의 로저 카푸어 박사는 최근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귀 뒤는 먼지, 기름, 죽은 피부 세포 등이 쌓이기 쉬운 곳이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거의 씻지 않는다”며 “귀 뒤 주름에 쌓인 세균이 귀 피어싱이나 귀 안쪽의 긁힌 상처 등으로 이동해 체내에 침투한 후 위험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귀 뒤 피부 주름 사이에 낀 때나 세균은 몸 곳곳으로 번져 혈관 속까지 침투할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패혈증이란 세균·박테리아 등 미생물 감염으로 생긴 염증이 피를 타고 전신으로 확산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병이다.
카푸어 박사는 습진 위험도 경고했다. 습진은 공통적인 임상적 조직학적 특징을 보이는 피부 질환군을 통칭하는 용어로, 주로 피부가 벗겨지고 비늘 같은 반점이 생기며, 가려움을 느끼고 피부가 붉게 보이는 염증성 질환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귀 뒤는 매일 샤워 시에 순한 비누나 클렌저를 사용하여 꼼꼼하게 씻어줘야 한다.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면서 피지, 땀, 노폐물을 제거하는 게 좋다. 세척 후에는 부드러운 수건이나 티슈로 귀 뒤의 물기를 완전히 닦아준다. 습기는 세균 번식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알코올 솜으로 매일 귀 뒤를 닦아 소독해주는 것도 좋다. 아울러 안경테 역시 정기적으로 씻는 것이 좋다. 귀 뒤에 닿은 안경테가 세균을 피부로 쉽게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