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혈액 검사로 여러 암 진단…MCED 기술 발전

액체 생검, 유전자 판독 기술 발달
AI 접목해 진단 정확도 높여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MCED(Multi-Cancer Early Detection, 다중 암 조기진단)라는 의학 첨단기술이 있다. 단 한 번의 혈액검사 등을 통해 여러 종류의 암을 조기 발견해 암 사망률을 낮추는 게 목표다.

 

최근 유전체학, 생명공학의 발전과 액체 생검 및 유전자 패널 판독 기술 발전으로 MCED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AI 기술을 융합해 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해외 보고서 등에 따르면 세계 다중 암 조기 발견 시장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7% 성장해 2030년에는 28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간한 ‘2025 바이오 미래 유망기술’ 보고서 등에 따르면 MCED는 암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MCED는 암 진단 분야 게임체인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암 조기진단은 한 가지 암종만을 대상으로 한다. 예를 들어 유방촬영술로는 유방암을, 내시경 검사로는 위암, 대장암 등을 진단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여러 암을 동시에 조기 발견하기는 불가능하다.

 

MCED의 핵심 기술은 혈액을 기반으로 하는 ‘액체 생검’이다. 액체 생검은 혈액, 소변, 침 등 체액에서 유래한 종양 관련 분자 정보를 분석해 암의 존재 여부를 비침습적으로 판별하는 기술이다.

 

암세포는 몸속에서 분열 및 사멸하는 과정에서 무엇인가를 혈류로 방출한다. 주요 분석 대상은 세포 유리 DNA(cfDNA), 순환 종양 DNA(ctDNA), 순환 종양 세포(CTC), 엑소좀 등이다. 특히 ctDNA는 종양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혈액을 타고 도는 DNA로, 암세포의 특이적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암 존재 여부를 감지하는 데 유용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GC지놈이 혈액 등을 기반으로 한 다중암 조기 진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제품 ‘아이캔서치’는 혈액 10㎖로 대장암, 폐암, 간암, 췌장담도암, 식도암, 난소암 등 6종 이상의 암을 동시에 선별한다.

 

MCED에 한계는 있다. 일부 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진단 가능한 바이오마커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바이오마커는 질병 등이 발생하면 나타나는 생물학적 신호다.

 

바이오마커 농도가 낮으면 암의 존재를 감지하지 못할 수 있다. 조기암의 경우 종양 크기가 작고 혈류로 유입되는 종양 유래 DNA 양이 극히 적기 때문에 분석 민감도가 떨어진다. 또 바이오마커가 탐지되더라도 이것이 어떤 장기 또는 조직에서 유래했는지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의료계는 최근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MCED를 접목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액체 생검 정확도는 수집된 분자 정보를 얼마나 정교하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머신러닝 및 딥러닝 기반 해석 알고리즘이 핵심 기술 요소다.

 

이런 기술이 발전하면 암을 조기에 발견해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고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의료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암은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으로 향후 20년간 신규 발병률이 약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수록 암의 조기 발견과 이점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국가와 기업의 혁신적 기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어 관련 투자도 급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