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유독 멀미가 심해 여행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승용차나 버스, 열차에 오르자마자 밀려오는 울렁거림과 어지럼증으로 힘들어한다.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멀미는 왜 생기는 걸까. 몸속 감각기관 간의 정보 충돌 때문에 생긴다. 눈으로 보는 외부 풍경과 귀·근육이 느끼는 움직임이 서로 어긋나면서 뇌가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뇌는 시각, 내이(전정기관), 근육 및 관절의 감각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움직임을 인지하고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동 중에는 이러한 감각들이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 뇌가 혼란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차 안에서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볼 때, 눈은 고정된 대상을 향하고 있어 ‘정지’ 신호를 보내지만, 몸은 차의 움직임을 느끼고 있어 ‘운동’ 신호를 보낸다. 이러한 불일치가 뇌의 혼란을 야기해 멀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특히 귀 안쪽의 전정기관(평형감각 기관)이 멀미와 밀접하다. 차량의 급출발이나 급정지처럼 예측하지 못한 움직임이 평형기관을 과도하게 자극할 때 어지럼증이 심해진다.
전정기관은 귀 안쪽 달팽이관 옆에 위치한 작은 구조물로,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한다. 가속도나 회전을 느끼는 기능을 담당해 교통수단 특유의 흔들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멀미를 막으려면 감각기관 간의 정보 불일치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자리를 고르면 도움이 된다.
기차에서는 순방향 좌석에 앉아야 한다. 배는 선체 중앙 쪽 좌석이 가장 덜 흔들리며, 비행기는 날개 근처 좌석이 흔들림이 적다. 버스는 앞쪽 창가 좌석이 안정적이다.
차 안에서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보면 시야를 고정해 멀미를 악화시킨다. 눈을 감거나 먼 산을 바라보며 시각과 몸의 감각을 일치시키는 것이 좋다.
탑승 전 과식·음주는 피해야 한다. 위장에 부담을 주어 멀미를 악화시킨다. 탑승 중 물 한 모금씩을 자주 마시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벨트나 단추처럼 몸을 압박하는 것은 느슨하게 하고, 심호흡하며 긴장을 풀어야 좋다. 차량 내부의 공기를 자주 환기시켜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게 좋다.
멀미약은 사용법을 잘 지켜야 한다. 단, 운전자는 복용 금지다. 졸음과 방향 감각 저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승차 30분~1시간 전에 미리 복용하고, 추가 복용은 4시간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
기존 복용 약물(감기약, 진통제 등)이 있다면 멀미약과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츄어블정(씹어 먹는 약)이나 껌은 멀미 증상이 시작될 때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붙이는 패치형은 최소 4시간 전에 귀 뒤 한쪽만 부착해야 한다. 양쪽 모두 붙이면 과량 흡수로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다. 이동 종료 후 즉시 제거하고,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고령자·간 질환자·녹내장 환자 등은 패치 사용을 피해야 한다.
멀미약의 주성분 중 하나인 스코폴라민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멀미를 막지만 부작용으로 졸음, 입 마름, 시야 흐림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