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헬스경제신문 | 채수현 차의과대학교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여성 생식기는 크게 자궁과 난소, 나팔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혹 자궁에 혹 같은 것이 생길 때가 있는데, 이것이 근종인지 용종인지 아니면 난소 혹인지는 초음파 검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다. 이중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보다는 조금 단단하고, 뼈보다는 조금 물렁한 고무 공 같은 조직이다.
자궁근종은 어떻게 진단하나
산부인과에서는 대부분 질 초음파로 여성 부속기 구조를 확인해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데, 대체로 자궁근종은 초음파 검사 때 발견된다. 자궁근종이 너무 작으면 일반 근육과 구분이 어려워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나 0.5cm 이상인 근종은 대부분 확인이 가능하다. 반면 초음파 화면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자궁근종이 커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CT나 MRI로 복부 골반을 확인한다.
어떤 증상이 있나
근종이 자궁 내막 옆에 붙어 내막을 미는 형태이거나, 자궁 내막 자체가 튀어나오는 경우에는 과다 월경이나 빈발 월경 또는 부 정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생리혈이 과하면 급성 빈혈 또는 만성 빈혈을 초래해 장기 부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자궁근종은 특정 증상이 나타나지만 위치에 따라서는 징후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 유무만으로 자가 진단을 하면 안 되고,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발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여성 건강 주요 증상으로는 생리통이 심해지며 두덩뼈 위로 종괴가 만져지기도 한다.
또 근종이 골반 장기를 압박하여 변비나 빈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 복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자궁근종 조직이 변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있어서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대부분 자궁근종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어떻게 치료할까
증상이 명확한 자궁근종은 수술을 고려한다. 이때 향후 임신을 할 계획이 있다면 자궁근종절제술을 시행하지만, 그렇지 않 으면 자궁절제술을 권한다.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에 쉽게 반응하므로, 자궁근종만 제거할 경우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다. 반면 임신 계획이 없다면 자궁절제술을 우선하는 편이다. 근종이 있더라도 증상 없이 근육 속에 있거나 크기가 작은 근종은 시간 간격을 두고 초음파 검사를 하여 크기가 커지는지 경과 관찰을 한다.
하지만 증상이 없더라도 자궁근종이 5cm 이상이면서 임신을 계획 중인 경우라면 수술을 권유한다. 임신했을 때 태아와 함께 자궁근종이 커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 과거에 자궁근종 수술을 한 기왕력이 있다면 반드시 제왕절개로 분만해야 한다. 진통 시 자궁이 수축과 이완을 하게 되면서 수술 부위가 약해지는데, 이때 근종 수술을 했던 부위가 파열되면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이 자궁 내막 쪽으로 자라서 생리혈을 과도하게 발생하게 되거나, 임신 준비 중인데 자궁근종이 수정란의 착상 부위에 자라는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한다. 자궁근종이 자리한 위치나 크기에 따라 수술용 자궁경으로도 제거가 가능해 환자 부 담을 줄일 수 있다. 자궁근종이 짧은 시간 내에 급작스럽게 커지면 자궁육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궁육종은 자궁 근육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 로 초음파뿐 아니라 CT나 MRI로도 확인하기 어려운데, 그대로 두면 급격히 커지는 특성이 있어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조직 검사 후 육종인 것이 확실해지면 자궁을 절제하는 방법을 권유한다. 환자가 수술에 대한 거부감을 크게 느낀다면 자궁 내에 피임 기구를 삽입해 생리혈을 조절하거나, 폐경과 유사한 상태를 만드는 주사를 놓아 일시적으로 생리혈을 멈추게 하는 약물 치료 방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자궁근종 치료는 환자의 나이, 향후 임신 계획, 증상의 종류와 정도 등 개인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 일반적으로는 먼저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 시도를 하며, 이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면 수술 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근종이 계속해서 커지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자궁근종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