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기자 |
속이 쓰리거나 불편했던 증상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도 건강검진에서 위염 소견을 받은 중년 남성들이 적지 않다.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한국인에게 감기만큼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위 점막은 위 안쪽에서 감싸고 있는 부분으로 위산 등 각종 소화 효소로부터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위 점막이 손상되면 표면이 헐면서 염증이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위염으로 병의원 치료를 받는 사람은 연간 500여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당장 통증이 없으니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당장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은 만성적인 위 염증으로 조직이 손상됐다 재생하길 반복하면서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위염은 발병 양상, 염증 지속 기간 등에 따라 위 점막의 급성 염증성 변화를 보이는 급성 위염과, 위 점막 염증이 오랫동안 지속돼 위 점막 위축 등 변화를 보이는 만성 위염으로 구분한다.
급성은 주로 아스피린 등 진통제, 과도한 음주, 상한 음식 섭취 등으로 위 점막이 손상돼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복통이 나타나고 구역·구토 증상이 발생한다.
만성 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위 점막이 위축돼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규정한 위암 1군 발암 요인이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성 위염, 소화성 궤양,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상(위 세포가 소장 혹은 대장세포로 대체되는 현상), 위 선종, 위암 등 다양한 위장 질환을 유발한다. 여기에 맵고 짠 음식을 자주 먹거나 야식,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 환경적 요인이 추가되면 위 점막이 지속해서 자극을 받으면서 장상피화생, 위 선종 등의 과정을 거쳐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일본·중국 등 극동아시아 지역은 헬리코 박터균 감염률이 높아 위암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27명으로 몽골, 일본에 이어 전 세계 3위일 정도로 높습니다.
속쓰림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아야 한다. 만성 위염은 속쓰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위염이라면 위산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위염으로 위 점막이 손상된 상태에서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위 점막 손상이 가속화하면서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최근엔 빠르고 강력하게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약들이 나왔다.
위 건강을 위해서는 위염을 가속화하는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줄이고 제 시간에 식사하며 무엇보다 음주·흡연을 삼가야 한다. 업무나 개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위 건강관리에 중요한 요소다. 만성 위염을 유발하는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로 만성 위염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