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이병석 하나로의료재단 총괄원장 · 산부인과 전문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50세 전후, 인생의 리듬이 달라지는 시점을 맞이한다. 갑작스러운 열감이나 예민해진감정, 달라진 수면 패턴은 폐경기로 접어드는 변화일 수 있다. 이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생활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
제2의 사춘기, 여성 폐경기
여성의 갱년기는 폐경을 전후로 나타나는 변화의 시기다. 보통 폐경 3~4년 전부터 폐경 후 약 1년까지 이어지며, 이 기간 동안 난소 기능이 빠르게 저하된다. 폐경은 40세 이상 여성에게서 12개월 이상 월경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를 의미하며, 폐경이행기(폐경 전후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는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8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대개 40대 중후반부터 변화가 시작되며, 월경이 불규칙해지는 시점이 바로 폐경기로 이행하는 대표적인 신호다. 이 시기에는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든다. 에스트로겐은 자궁과 유방뿐 아니라 뇌, 심장, 혈관, 뼈 등 전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폐경기에는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나타난다.
폐경기,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들
폐경기 증상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안면 홍조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화끈거리고 붉어지며, 열감이 목과 가슴을 지나 전신으로 퍼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특히 밤에 두드러져 식은땀과 함께 수면을 방해하고, 불안과 우울을 유발하거나 감정 기복을 초래하기도 한다.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질 건조, 성교통, 배뇨통, 요실금과 같은 비뇨생식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콜라겐이 줄면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깊어지며, 관절통과 근육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골밀도 감소로 인한 골절 위험이 커지고, 심혈관 질환과 치매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폐경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단순히 일시적 불편함을 주는 것을 넘어 전신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지표가 되므로 조기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폐경기 증상 완화를 위한 호르몬 요법
폐경기에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이 일상생활을 방해하거나 수면장애, 감정 변화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호르몬 요법이다. 폐경기 증상의 주된 원인이 여성호르몬 분비 감소이기 때문에, 부족해진 호르몬을 보충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안면 홍조, 야간 발한과 같은 혈관 운동성 증상과 비뇨생식기 증상을 호전시키며, 골밀도 유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호르몬 제제에는 경구 복용약, 피부 패치, 젤, 크림 등 다양한 형태가 있어 각각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단, 자궁내막암, 유방암, 원인이 진단되지 않은 질 출혈, 혈색전증, 심한 간부전증 등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신의 건강 상태와 위험 요인을 정확히 파악해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전문의 진료를 통한 상담이 필수적이다.
폐경기 관리를 위한 생활 속 실천
대부분의 여성이 폐경기에 여성호르몬 감소와 노화로 인해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력 운동은 골밀도를 유지해 골절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며 걷기, 수영, 요가 같은 규칙적 유산소 운동도 효과적이다. 또한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필수적이다. 여성호르몬, 골반 초음파, 유방암, 골밀도, 혈액검사(갑상선 호르몬, 이상지질혈증) 등을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폐경은 인생에서 낯설고 생소한 변화이지만 정상적인 노화 현상이기도 하다. 적절히 관리를 통해 증상을 줄이고 골다공증과 같은 관련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만약 폐경기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필요한 치료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좋다.
폐경기는 여성으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가족 및 배우자와 충분히 소통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면 새로운 삶의 단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